사진첩을 뒤적이며 정리를 하다 보니, 한참 전 알루엣 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몸으로 만끽했던 어느 여름날의 기록이 선물처럼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길었던 여름방학의 딱 중간쯤이었던 것 같아요. 정성스레 준비해 간 도시락과 음식을 돗자리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나눠 먹기도 하고, 탁 트인 호숫가를 따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남학생들은 넓은 잔디밭 위에서 공 하나만 쥐여주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뛰어놀았는데요. 누군가 멈추라고 말리지 않으면 온종일이라도 공놀이를 할 기세로 에너지를 쏟아냈습니다.
그 시각 한쪽에서는 여학생들이 잔잔한 호숫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주변을 서성이는 거위들을 쫓아다니며 맑은 웃음소리를 연신 터트리기도 했고요.

그 당시에는 그저 유난히 더웠던 여름날, 아이들과 잠시 바람을 쐬러 다녀온 평범한 오후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오래된 사진을 다시 꺼내 보니, 사진 속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과 그날을 감싸던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신기하게도 하나씩 생생하게 살아나네요.
무언가 거창하고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하루는 아니었지만, 대자연 속에서 다 함께 먹고, 걷고, 마음껏 소리 지르며 뛰어놀았던 그 아날로그적인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지친 학업 속 가장 필요했던 좋은 쉼이었을 테지요.
푸르렀던 알루엣 공원에서 보낸 소중한 한때. 그렇게 자연 품에서 잠시 쉬어간 오후 덕분에 아이들은 다시 새로운 활력을 가득 충전하고 건강하게 학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참 눈부시게 예뻤던 캐나다 유학 여름날의 소중한 기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