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8월이 찌는듯한 더위와 치열한 일상 속에서 지쳐가는 시기라면, 캐나다의 이맘때는 온 세상이 본격적인 여름방학의 환호성으로 물드는 계절입니다.

유학생 멘토로 지내온 지난 19년의 세월 속에서, 이 두 달은 저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최고의 시기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초등학교 4~5학년 무렵,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여정을 품고 찾아온 아이들에게 이 여름방학은 유학 생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습니다.

6월 말에 학기가 끝나고 9월 초 신학기가 시작되기까지의 두 달. 이 시간은 홈스테이 가족들과 가장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트레일 코스를 함께 걸으며 거친 숨을 고르고, 호수 위에서 카약과 카누, 보트를 저으며 자연의 품을 온몸으로 배우지요. 쏟아지는 캐나다의 강렬한 자외선 아래 자연스레 얼굴이 구릿빛으로 타들어 가지만, 그마저도 건강한 훈장처럼 느껴집니다.

문득문득 홈스테이 가족들이 보내오는 사진 속 아이들의 표정을 들여다봅니다. 6개월 전, 처음 이 땅에 발을 디뎠을 때의 굳어 있던 긴장감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현지 가족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웃음만 가득합니다. 그 사진과 영상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아이들이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인생에서 가장 값진 문화적 경험과 정서적 자산을 쌓아가고 있음을 온몸으로 실감합니다.

멘토로서 이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여정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매년 여름, 제가 이 자리를 지키며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이유입니다.